[게임&A.I③] 바둑 다음은 스타, 인공지능 전문가가 본 승자는

2016-04-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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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로 덕분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뜨겁다. 인공지능에 대한 실험이 각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고 특히 게임은 가상현실을 통해 인공지능을 테스트하기 좋은 영역으로 예전부터 이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왔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는 게임 개발자 출신. 기자연구모임은 엔씨소프트 A.I 센터 이재준 상무는 통해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게임 속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재준 상무는 10년 전 SK텔레콤 시절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해 온 이 분야의 전문가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게임&A.I①] 네비게이션부터 알파고까지,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게임&A.I②] 게임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나...현재와 미래
[게임&A.I③] 바둑 다음은 스타, 인공지능 전문가가 본 승자는?
[게임&A.I④] 바둑 다음은 스타, e스포츠 전문가가 본 승자는?
[게임&A.I⑤] 스타크래프트 인간계 적임자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으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구글이 바둑 다음으로 사람 대 인공지능의 대결종목을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로 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기의 빅매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부논의는 아직 없지만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도 이 대결에 부정적이지 않아 당장은 아니더라도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대국 전에는 이세돌 9단의 5대 0 완승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1판을 따낸 이세돌 9단에게 '인간승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알파고는 강했다. 마찬가지로 '스타' 최강국인 국내 프로게이머들은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의견은 분분하다.

일단 A.I와 '스타'가 컴퓨터 프로그램이기에 생기는 오해가 많다. ''맵핵' 같은 것을 켜놓고 수십대의 컴퓨터가 유닛 하나하나를 미세 컨트롤 한다면 인간은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대결의 기본조건은 인간과 같다. 상대를 찾고 상대 빌드에 맞춰 병력을 뽑고 순간적인 전투를 해나가는 것. 마우스나 키보드 입력속도(RPM)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상황에 맞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A.I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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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스타'를 이용한 A.I 대결은 이미 존재한다. 모 개발자가 스타를 해킹해 API 파일을 분석해 A.I 알고리즘을 공개한 적이 있다. 블리자드도 이를 크게 문제삼지 않자, 개발자들은 보다 똑똑한 A.I를 만들어 대결을 벌이기 시작했다. 블리자드는 이 대회를 후원하면서 게임 A.I 연구를 도왔다. 원칙은 참가자들은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것이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 허용된다. 처음에는 비싸지만 튼튼한 프로토스가 승리하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종족별 유불리가 많이 사라진 상태다.

이재준 상무는 인간과 A.I '스타' 대결에 사람의 손을 들어줬다. 바둑하고는 달리 '실시간으로 대전을 해야 하고, 다양한 테크트리가 존재하며 지형 등의 변수가 너무나 많다'는 것이 인간이 승리할 수 있는 이유다.

이 상무는 "알파고는 바둑이라는 턴제 게임을 하면서 긴 시간 가장 이길 확률이 높은 수를 찾았지만 실시간 전략게임은 그런 여유가 없다"며, "각 지원에서 벌어지는 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판단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가 승리 요건인데 현 A.I 수준에서는 프로게이머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스타'에서는 1대 7로 NPC와 대결을 벌일 수 있는데 승리하는 방법은 잘 알려졌다시피 간단하다. 초반 일꾼 하나로 상대 기지를 공격하면 일꾼들이 자원 채집은 하지 않고 다 따라 다닌다. A.I가 잘못 설계된 것인데 이처럼 A.I는 오류와 빈틈이 생기기 쉽다. A.I가 인간을 이기기 위해서는 인간을 흉내내야 하는데, 스타의 기보라 할 수 있는 리플레이는 바둑 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가 않다.

물론 소수 유닛을 둘러싼 마이크로 컨트롤은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체력이 빠진 유닛을 뒤로 빼는 컨트롤에 집중하면서 건물을 짓고 상대의 드랍쉽 공격에 대비하는 등의 판단과 예측을 통한 명령을 내리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구글이 알파고처럼 딥러닝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인간만큼의 실력을 갖추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A.I는 실수를 통해 배우고 경험이 많을수록 똑똑해 지는 비효율적인 구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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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엔씨소프트 A.I센터 이준수 차장, 이재준 상무, 이경종 팀장.

엔씨 A.I 센터 이경종 팀장과 이준수 차장도 인간이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바둑과 스타는 사이즈 자체가 달라서 알파고의 기능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A.I가 인간을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 말했다. 이 차장 역시 "바둑이 비효율적이지만 계산을 오래해서 좋은 값을 얻어내는 데 반해, 리얼타임으로 진행되는 스타에서 A.I가 매번 최적화된 결론을 낼 수 있을까"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럼에도 두 사람 모두 구글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이 차장은 "알파고 때에도 당연 알파고가 질 거라 예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며, "구글이 어떻게 A.I를 적용할지 궁금하고 대회가 빨리 성사됐음 좋겠다"고 덧붙였다.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