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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오버워치' 경쟁전에 필요한 것

강성길 기자

2016-07-15 15:58

불볕 더위가 시작됐다. 날씨 만큼이나 온라인 게임 시장도 뜨겁다. 뜨겁다 못해 폭발할 것 같다. '오버워치' 얘기다. '리그오브레전드'를 끌어내리고 PC방 점유율 1위에 오른 '오버워치'는 3주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오버워치'가 출시된 후 다른 게임을 모두 중단하고 매진했다. '리그오브레전드' 이후 이만큼 몰입해서 했던 게임이 또 있었나 싶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디아블로3' 카나이함 패치 때 정도?

열심히 레벨을 올렸다. 어떻게 플레이 해야하나 막연했던 21개 캐릭터들도 하나하나 손에 익어갔다. 그러다 경쟁전이 나왔다. 그리고 '오버워치'에 접속 안한지 일주일이 넘었다.

경쟁전은 랭킹 점수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게임 모드다. 모두가 기다렸던 경쟁전이건만, 말들이 많다. 문제점들이 하나 둘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경쟁전은 '오버워치'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탈주다. '오버워치'는 6대6 팀 플레이 기반 게임이다. 한 명만 빠져도 치명적이다. 축구만 봐도 한 명이 퇴장을 당하면 그 팀은 상당히 불리해진다. 10대11도 그런데, 5대6은 오죽하겠나.

'오버워치' 경쟁전은 빠른 대전과 달리 난입 시스템이 없다. 한 명이 탈주하면 그대로 5대6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아군이 탈주를 하면 이길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고, 적군이 탈주를 하면 승리해도 보상이 있으나마나 할 정도다. 그래서 탈주자가 나오면 연쇄적으로 탈주 현상이 일어난다. 1대5, 2대2 등 비정상적인 형태로 게임을 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탈주자에게는 1분의 재참여 시간이 주어지는데, 만약 그 이용자가 돌아오지 않으면 게임에 남아있는 이용자들은 불이익을 받지 않고 경기를 떠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지지만 패배 처리된다. 패배 처리되는 것 자체가 불이익이다.

패널티가 없어서 탈주자들이 많은 것은 아니다. 블리자드는 탈주 행위 누적에 따라 경쟁전에 참여할 수 없는 시간을 늘리고, 심한 경우 해당 시즌 정지 조치까지 내린다고 엄포를 놨다. 그럼에도 탈주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탈주하는 이용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한 이유다.

게임이 시작된지 2분 이내에 탈주자가 나오면 대전 자체가 취소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이 시작되고 팀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게임을 떠나버린다. 그러면 나머지 11명은 한 명 때문에 다시 큐를 돌리고 매칭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게 서너번 반복되면 게임 자체가 하기 싫어진다.

경쟁전 참여 제한 레벨도 너무 낮다. 랭킹전 참여에 필요한 최소 레벨은 25다. 레벨이 오를수록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가 더 많은 것도 아니다. 25레벨은 마음만 먹으면 파티를 짜서 금방 올릴 수 있는 정도다. '오버워치'는 이기든 지든 게임만 하면 레벨이 오른다. 그래서 레벨을 실력 가늠 척도로 보긴 힘들다. 하지만 레벨이 높으면 그 만큼 게임을 많이 해봤다는 말은 된다. 저레벨과 비교해 확실히 숙련도는 앞선다는 얘기다.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랭크 게임을 하려면 30레벨 만레벨을 찍어야 하고, 챔피언도 일정수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에 반해 '오버워치'의 랭킹전은 그 허들이 너무 낮다는 생각이다. 랭킹전은 점수가 걸려있기 때문에 승리에 대한 갈망이 훨씬 더 크다. 그런데 우리 팀에 30레벨도 안되는 이용자들이 두 세 명 배치가 되면 게임을 하기도 전에 전의를 상실하는 게 사실이다.

욕설 문제도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오버워치'가 처음 빠르게 인기를 끌었던 요인 중 하나는 채팅창이 '클린'하다는 점이었다. 채팅을 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게임 특성 탓도 있겠지만 각종 욕설과 '패드립'으로 몸살을 앓았던 '리그오브레전드'에 비해 너무나 조용하고 깨끗했다.

그러나 경쟁전에서는, 특히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매너있는 채팅을 기대하기 힘들다. 서로 못했다고 비방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오버워치'는 실시간 음성 채팅을 지원하는데, 생판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육성으로 욕을 듣는다고 생각해보자. 누가 욕 들어가며, 싸워가며 랭킹전을 하고 싶겠나.

'오버워치'는 경쟁전 도입 이후 더 인기가 많아졌다. PC방 점유율도 평균 3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경쟁전은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미래'의 경쟁전, 나아가 '오버워치'를 위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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