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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에코] '봉지냥' 신가의 "'장막소녀'로 개발자 꿈 이뤄"

오경택 기자

2018-12-04 17:17

인디(Indie)와 환경(eco)을 결합한 '인디에코(Indieco)'. 뿌리가 강해야 나무가 강하고 튼튼할 수 있듯이 데일리게임에서는 게임업계의 뿌리를 더욱 다지고 인디게임의 환경을 살펴보기 위해 인디에코를 기획했다. 인디에코에서는 인디게임 개발자들과 관계자를 만나 인디게임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인디개발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한다. <편집자주>

[인디에코] '봉지냥' 신가의 "'장막소녀'로 개발자 꿈 이뤄"
'봉지냥' 신가의 인디게임 개발자가 21살의 나이에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꿈은 평생 이루지 못하거나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지만, 그는 젊은 나이에 꿈인 게임개발자가 되는 꿈을 달성한 것.

누구나 최소한 한 번씩은 하는 생각 '나는 직업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가 있다. 신 개발자는 고등학교 때 진로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게임개발자가 되고자 다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약 2년 만에 자신만의 힘으로 게임 출시를 앞둔 있는 상황이다.

신 개발자가 만든 게임 '장막소녀(Blind Girl)'의 독특한 점은 게임 전문 엔진이 아닌 'RPG머이커'를 이용해 게임을 제작했다는 점이다. 다수의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게임을 제작하지만, 그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인 'RPG메이커'를 선택해 게임을 만들었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지 않고 RPG메이커를 이용해 게임을 제작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의 노력을 비웃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노력했다. 그가 게임을 만들기까지 그린 약 200GB에 달하는 일러스트는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또 게임 장르가 스토리텔링 방식의 어드벤처 게임인 것도 그가 준비를 철저히 한 것을 보여준다.

[인디에코] '봉지냥' 신가의 "'장막소녀'로 개발자 꿈 이뤄"
2019년 3월 스팀에 정식 출시 예정인 '블라인드걸'은 스토리텔링 어드벤처 게임으로, 마녀가 소녀의 눈을 가져가고 장님이 된 소녀가 그림자 요정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눈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래픽, 동화 같은 이야기, 스토리를 진행하는 동안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멀티 엔딩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뛰어난 3D 그래픽을 이용하지 않아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녀만의 감성을 동화스럽게 잘 풀어낸 일러스트가 가장 눈에 띈다. 또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하나의 엔딩이 아닌 3개를 준비해 어드벤처 게임의 묘미를 잘 살렸다.

'장막소녀'를 만든 제작자가 누구인지 궁금해 신가의 개발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봉지냥'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를 듣고 싶다.

본명은 신가의 21세이며 '봉지냥'이라는 닉네임을 사용 중인 1인 개발자다. 아직 출시는 안됐지만 '장막소녀'를 제작 중이며 PC 플랫폼인 스팀에 2019년 3월 16일 출시 예정이다.

◆ '봉지냥'이 봉지와 고양이의 합성어 같은데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

'봉지냥'을 닉네임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
'봉지냥'을 닉네임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
사소한 이유로 '봉지냥'을 만들었다. 2년 전 여름이 끝난 뒤 선풍기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봉지를 씌웠는데 고양이처럼 보였다. 때마침 닉네임을 만들려 했던 시기여서 고양이(냥)을 합쳐서 '봉지냥'을 만들게 됐다.

◆ 닉네임을 보면 고양이를 매우 좋아할 것 같다.

좋아는 하지만 가족 중에 알레르기가 있어서 기르지 못하고 있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 자체가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신중히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장막소녀' 게임소개를 부탁한다.

'장막소녀'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어드벤처 장르 게임으로, 어둠속에서 소녀의 울음소리를 듣고 깨어난 그림자가 있다. 그림자는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상황에서 마녀에게 눈을 잃은 소녀를 만나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줄거리다.

플레이타임은 2시간 반 정도이며 엔딩을 총 3가지로 준비했다. 해피엔딩을 보지 못했다면 다회차 플레이를 해서 볼 수도 있다. 다만 1회차 때 해피엔딩을 보기 위한 힌트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 스토리텔링 방식이면 일러스트가 많이 필요했을 텐데 어떻게 준비했나.

게임 속 일러스트의 용량을 모두 더하면 약 200GB정도가 된다. 모든 일러스트는 직접 제작했다. BGM의 경우에는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20곡을 사용했다.

◆ 일러스트 양을 들으면 개발 기간이 상당했을 것 같다.

[인디에코] '봉지냥' 신가의 "'장막소녀'로 개발자 꿈 이뤄"
지금까지 10달 정도 걸린 것 같다. 게임을 제작 후 작년 12월 텀블벅을 통해 펀딩을 시작했다.

◆ 게임을 한글이 아닌 영어로 서비스하는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지스타2018 BIC 공동 부스에 참여해 게임을 선보였는데 문제가 있었다. 다름 아닌 번역 문제였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고 영어만 지원하는데 시연자가 번역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작업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출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번에는 전문가에게 맡길 계획이고 다시 텀블벅에서 펀딩을 시작했다.

◆ 3개월 후면 자신이 만든 게임이 정식 출시가 되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너무 신난다. 신나면서도 무거움도 느낀다. 많은 분의 도움과 기대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게임을 출시할 수 있어서 기쁘다. 걱정 반 기대 반이다.

◆ 왜 게임 개발자의 길을 택했나.

소설, 일러스트, 게임 등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이야기를 창작하고 즐기고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충분히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개발자를 직업으로 선택했다.

◆ 게임을 처음 접하게 된 시기가 언제인가.

초등학교 겨울방학 방과 후 수업이었다. 특강으로 게임 만들기가 있었는데, 친구가 수업을 신청한다고 해서 신청을 한 것이 게임을 처음 접하게 됐다. 당시 RPG메이커를 이용해 NPC 등 무엇인가를 만들고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신기해서 매력에 빠졌다.

◆ 그러면 그때부터 계속 게임을 만들어 온 것인가.

이후 계속 RPG메이커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다 쉬기를 반복했다. 학업 때문이었다. 그러다 고교 졸업 후 본격적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을 시작했다.

◆ RPG메이커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흔치 않다. 다른 게임 엔진을 사용할 시도는 해봤나.

사실 유니티로 게임을 만들기 위한 시도와 노력을 해봤다. 하지만 코딩이 혼자만의 힘으로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내년에 국비수업을 받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서류심사까지 통과했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해에는 포기해야 했다.

◆ 국비수업 신청 과정에 대해서 알려달라.

신청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해야 하는데 국가기관에서 신청을 해야한다. 우선순위에 배정받는 조건이 처음 신청하는 자, 일정 기간 동안 취업을 하지 않은 자 등이 있다. 교육 일정은 총 6개월로 주 5일 9시부터 6시까지 수업이 진행된다. C언어, 유니티, 기획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 인디게임의 정의가 모호하다. 인디게임을 정의해 본다면.

기업에 투자를 받지 않는 게임의 종류와 양산화되지 않은 게임을 인디게임이라고 부르고 싶다.

◆ 인디개발자로 일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궁금하다.

출퇴근이 없다는 점이다. 월요일 아침이 상쾌하다. 자유롭게 창작을 할 수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집이 아니더라도 밖에서도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반대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해야 한다. 혼자 해야 하다 보니 퇴근 시간이 없다. 게임 출시를 하기 위해 마무리 작업을 할 때는 정신을 차려보니 자정이 되곤 했다.

◆ 게임을 만들면서 도움을 준 분들이 있나.

용돈을 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한다. 카카오톡 개발자방 이름이 언더더씨(Under the C)인데 ‘알페’, ‘렌츠’, ‘도과’, ‘생선’, ‘벽장속달력’ 그리고 텀블벅 후원자분들에게 감사하다. 또 지켜봐주시고 관심 둬 주신 모든 분에게도 감사하다.

◆ 출시를 앞두고 있으니 차기작 준비를 시작할 것 같다.

차기작이 2개가 잡혔다. ‘드리밍캔들샵’과 ‘디지로그(디지털 아날로그)’다. 두 게임의 성향이 다르다. 디지로그는 인도네시안팀이랑 협업을 하기로 했다. 잘 진행된다면 1~2년 뒤에 ‘디지로그’를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리밍캔들샵’의 경우에는 솔로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

◆ 인디개발자를 하는 분 혹은 꿈꾸는 분들에게 선배 자격으로 조언을 해주자면.

어려움이 많겠지만 즐기면서 도전하는 것이 좋다. 1인 개발 자체가 여러 가지로 혼자 짊어지고 가야 한다. 도전하면 어떤 기회가 생기기 마련이니 즐기면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사실 꿈은 벌써 이뤘다. 고등학생 때 결정했던 꿈이다. 당시 진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게임 개발자가 되는 것이었는데 지금 게임 개발자다.

◆ 벌써 꿈을 이뤘다니 대단하다. 다음 꿈은 무엇인가.

게임개발자를 하기로 했고 게임개발자인 꿈을 이뤘기 때문에 게임개발 분야에서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오경택 기자 (ogt8211@dailygame.co.kr)

오경택 기자

ogt8211@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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